최근, 나이가 들어? 아무튼, 눈이 나빠진 것 같아서 도서관에서 큰 글자 책을 빌려 읽고 있었는데, 그중에서『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책을 읽다 보니, 그 안에 등장하는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알렉산드리아'라는 이름을 역사 속의 왕의 이름으로만 생각했는데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대도시 이름이라고 하니 나에게 특별한 흥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고대 그리스 마케도니아 왕국의 왕으로, 짧은 시간 안에 이집트, 페르시아, 인도 북부까지 정복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제국을 세워 '정복의 왕'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데요, 고대에는 세계의 70여 곳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가 있었고 지금도 일부는 남아있다고 합니다.
이집트는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유적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라미드, 스핑크스, 그리고 고대 문명의 흔적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이곳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입니다. 고대 이집트 문명의 찬란함을 눈앞에서 직접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죠. 그중에서도 '알렉산드리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알렉산드리아는 기원전 331년,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이집트에 세워진 도시로, 고대 세계에서 지식과 문화의 중심지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도시의 설계는 그리스의 건축가 디노크라테스에 의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격자형 도시 구조는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도시계획이었습니다. 이런 격자형 도시 구조는 도로가 수평과 수직으로 교차하는 형태로 효율성, 확장성, 그리고 균형적인 발전에 매우 유리한 설계 방식으로, 고대 도시뿐만 아니라 이후 현대의 많은 도시에서도 채택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리아는 그리스, 이집트, 유대 등 다양한 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국제적인 항구 도시로 성장했고, 지중해를 통한 무역의 허브로 기능하며 경제적으로도 번영했습니다.
이 도시를 세계사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놓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무세이온(Museum)이라는 학문의 전당 덕분입니다. 수천 권의 고대 문서와 서적이 수집된 이 도서관은 고대 학문과 철학, 과학의 보고였고, 수학자 유클리드와 물리학자 아르키메데스 등 수많은 학자들이 이곳에서 연구와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파로스 섬에 세워진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파로스 등대 또한 이 도시의 상징으로, 알렉산드리아가 고대 항해와 교통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알렉산드리아의 황금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기원전 30년, 클레오파트라 7세가 자살하고 이집트가 로마 제국에 병합되면서 도시는 로마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고, 이후 여러 차례의 전쟁과 종교 갈등 속에서 도서관은 점차 파괴되어 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렉산드리아는 초기 기독교 신학과 철학이 꽃피운 장소로서 또 한 번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며, 세계사에서 여전히 빼놓을 수 없는 문화적·종교적 유산을 남긴 도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에 역사나 세계사 시간에는 까마득한 역사를 연도별로 무작정 외우는 게 너무 싫었는데, 관점을 바꿔 유서 깊은 도시와 역사를 접목시켜 읽게 되니 '유레카!'라고 외치며 새로운 흥미가 생겼습니다. 언젠가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를 가슴으로 느끼며 걸어보겠습니다!
상상은 현실의 청사진이다 -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편이었습니다.